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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 이병헌과 조승우가 외치는 정의

by 웰오프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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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내부자들

개봉 : 2015. 11. 19 

감독 : 우민호

출연 :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1.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인가 소설인가 

내부자들은 웹툰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다. 스토리 구성도 탄탄하지만 각 배우들의 시너지가 어마 무시하다. 좋은 동료와 일한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까. 사석에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이 만든 앙상블은 관객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영화 내부자들은 정치 영화다. 한 명의 정치인과 정치인을 후원하는 대기업 그리고 그들의 구미에 맞게 기사를 쓰는 편집장의 음모를 파헤치는 영화다. 현실에서 있을법한 이야기인진 모르지만 거대한 세력을 잡기 위해 나약한 검사 한 명과 이가 다 빠진 조폭 두목이 합심하는 내용은 클리 셰임에도 오글거리지 않아 좋다. 

 

작중 정치인, 대기업 오너, 편집장이 술자리를 갖는 장면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지만 현실은 영화보다 더하다고도 하지 않았는가. 그런 의미에서 알고 싶진 않지만 알아야 할 현실을 알게 된 것 같다. 

 

유흥은 차치하고라도 거짓과 배신을 거듭하며 권력의 탑을 견고히 하는 기득권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2. 이병헌의 연기는 해를 거듭할 수록 진화한다 

선수를 치는 연출에 관객은 극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정신은 혼미해진다. 시작과 동시에 이병헌의 인터뷰 영상은 배우 한 명이 줄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오롯이 전달한다. 이병헌의 중저음 목소리와 무게가 내부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안상구(이병헌)는 야망은 있으나 출신이 조폭 말단부터 시작한 두목이기에 항상 상납과 뒷일을 봐주는데 그친다. 사람이 언제고 올챙이 적처럼 살 수는 없겠으나 올챙이 적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밥맛이다. 

 

안상구는 윗선에게 그랬다. 과거와 달리 거들먹거렸다. 그리고 이강희(백윤식)의 라인을 모른 채 그와 의형제라고 생각한 안상구는 본인에게 재벌가와 대통령 후보의 비자금 결탁 증거를 갖고 있다며 히죽 거린다. 

이강희는 본인의 목줄과도 연계된 안상구의 비자금 결탁 증거를 듣고 곰 같은 여우라며 다음을 계획하게 되는데 

과연 그 둘의 관계는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지 궁금해진다. 

 

3. 빽 없고 족보가 없으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극중 우장훈(조승우)은 정의감에 넘친다. 경찰 출신이나 경찰이 법조계 인물들에게 힘을 못쓰는 것을 보고 다시 공부하여 검사가 된다. 하지만 검사가 되고 나서도 그의 출신 때문에 성과는 훌륭함에도 매번 고비를 마신다. 그런 그에게 달라붙는 건 뒤를 봐주기 원하는 중소, 중견 기업의 대표나 기자뿐이다. 우장훈은 올곧다. 때론 융통성이 없어 보여 답답하기까지 보인다. 아마 현실에선 보통 적당히 협의했으리라 생각한다. 본인을 찾아온 기자와 대표를 뒤로 세운다. 치를 떤다. 그런 모습에 관객은 희열을 느낀다. 정작 우리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영화는 판타지를 충족해 주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지 않다. 

 

우장훈은 재벌가의 비리를 밝혀 내려고 하지만 윗선의 지시에 막힌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라서 가능한 일일까 씁쓸한 맛이 입안을 맴돈다. 우장훈 같은 캐릭터가 현실에도 있다면 부디 오래오래 승승장구하길 바랄 뿐이다. 

 

4. 이병헌의 한은 아마추어의 것이 아니었다 

안상구는 손하나 잘리고 만다. 윗선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목에 칼을 겨눴기 때문이다. 그들이 죽기 전에 이병헌을 죽일 수도 있었으나 옛정 때문인지 팔 하나로 살려두고 감시 속에 살게 한다. 하지만 그런 안상구도 마지막 한방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극 중 크게 묘사되진 않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안상구의 전 부하가 있다. 그는 안상구가 두목일 적 신임을 받았던 존재다. 안상구는 그를 알뜰살뜰 챙겨줬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상황과 사람에 따라 예외는 있다. 잊지 않고 부하는 안상구가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행동한다. 안상구는 마지막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음해한 세력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포진시키는데 과연 복수는 성공할 것인가. 

 

5. 모히또가서 몰디브 한잔 해야지 

매우 어둡고 침울한 영화가 될뻔했으나 원작과 달리 감독과 배우에 의해 중간 장면마다 유머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병헌의 연기가 그렇고 조승우와 이병헌의 콜라보가 그랬다. 마지막 장면에서 안상구가 우장훈에게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 해야지 라는 대사가 영화의 유머스러움을 잘 보여준다. 이병헌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대단한 배우다. 배우는 감독의 지시를 넘어 작품에 녹아들어 상황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때 이러한 시너지가 폭발하는 것 같다. 

 

안상구와 우장훈에게 찾아오는 위기는 있었지만 결국 그 둘은 해낸다.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의 결 

만약이란 가정은 재밌다. 불안과 희망의 모순을 아우른다. 만약 안상구가 배신을 당하지 않았다면, 우장훈에게 백이 있었다면 그들은 재벌가와 정치 세력의 음모를 파헤쳤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며 이득을 취하는 존재다. 결국 본인의 이득에 맞춰 행동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다. 이러한 본능을 이겨내고 본인의 이득과 반하는, 전체를 위하는 행동을 취한다면 그는 의인 또는 위인이라 칭할 수도 있겠다. 

 

현대 사회엔 계급이 존재하지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은 존재하며 모든 인간의 가치는 존엄하다 하지만 누군가는 가치의 고저를 따지기도 한다.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처럼. 

 

불편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다만 우리가 저 높은 곳에 다다랐을때 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됐을 때 결핍의 순간을 기억하고 시절을 떠올린다면 조금은 인간다운 모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결한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실수의 수준이 인간의 상식 선에서 발하길 바라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답답한 현실이 있다면 영화 내부자들로 소화제를 대신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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