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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포기버블 : 왜곡된 진실을 찾아서

by 웰오프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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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언포기버블

개봉 : 2021. 11. 24

감독 : 노라 핑스 체이트 

출연 : 산드라 블록, 빈센트 도노프리오, 존 번탈 

 

 

1.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과오를 저지른다. 하지만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실수는 사회에 의해, 사람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된다. 언포기버블은 영화 전반의 줄거리를 매우 잘 담아낸 제목이다. 용서의 주체는 모두 다르다. 극 중 인물들의 서사에 따라 움직인다. 용서의 경중도 다르다. 감독은 인물 각자의 스토리를 풀어내며 서로가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누군가의 잘못은 오해, 누군가의 잘못은 사실로 드러나 인물 간 갈등을 극대화한다. 

 

용서는 행위자의 몫이 아니고 피해자의 용기이자 결단이다. 루스 슬레이터(산드라 블록)는 과연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에 용서받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는지 궁금해진다.

 

2. 사건 그리고 자유의 상실 

루스 슬레이터는 수십 년간 감옥생활을 한 살인범이다. 과거 경찰관을 총으로 죽인 혐의를 받고 복역했다. 세월의 흔적을 온몸으로 담아낸 루스 슬레이터는 극 중 내내 예민하고 저돌적인 성향을 보인다. 어쩌면 이러한 성향이 그녀의 살인죄를 정당화하는 증거가 된 것 같다. 루스 슬레이터에겐 어린 시절 헤어진 여동생 한 명이 있다. 감옥에 들어가기 전까지 함께 했던 여동생은 루스 슬레이터가 수감된 이후 소식이 끊겼다. 여동생은 유복한 집으로 입양이 되었고 루스 슬레이터는 수십 년간 수백 통의 편지를 동생에게 보냈으나 입양 부모의 우려에 모두 버려지게 된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목수의 꿈을 이어가려 했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보호감찰관이 추천해준 생선 공장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에게 호감을 표하는 남성을 만나 데이트도 즐기고 많은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그녀가 살인범이었다는 과거는 지워지지 않는다. 과거의 흔적은 그녀가 몸담고 있는 생선 공장의 비린내만큼이나 진했다. 결국 루스 슬레이터를 둘러싼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텃새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 

 

그녀는 정말 경찰관을 죽인 살인범에 불과한 걸까. 어째서 경찰관을 죽여야 했는지, 그녀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3. 동생의 트라우마 

극 중 나오는 여동생은 피아노를 매우 잘 치는 유망주이다. 입양 부모의 보살핌 아래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하지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계속 그녀를 괴롭히는 트라우마가 있다. 어릴 적 언니와의 기억이다. 기억을 상실한 건지,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을 괴롭히는 필름은 우는 자신을 언니가 꼭 껴안아주고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관객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루스 슬레이터의 잘못으로 경찰관이 죽은 것인지 또는 다른 사건은 없었는지 여러 궁금증을 자아낸다. 

 

여동생의 트라우마는 언니를 만나야 극복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언니는 동생의 마음을 읽은 탓인지, 그저 혈육을 보고 싶어서였는지 모르지만 수감 전 동생과 둘이 살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엔 이미 새로운 주인인 변호사 가족이 살고 있었다. 집 앞에서 서성이는 그녀가 과거 이 집을 짓는데 일조했다는 말만 듣고 변호사는 그녀를 집안으로 초대한다. 과거를 추억하며 집안 곳곳을 서성이는 루스 슬레이터는 한참을 둘러보다 집 밖으로 나선다. 

 

이후 루스 슬레이터는 사실 그곳에 여동생과 살았었고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변호사에게 털어놓는다. 변호사는 루스 슬레이터가 여동생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겨우 성사된 입양 부모와의 만남에서 루스 슬레이터는 그녀의 편지가 입양 부모로부터 거절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격분한다. 그렇게 언니와 동생의 만남은 이뤄질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4. 돌이킬 수 없는 실수 

극 중 가장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죽음을 맞이한 경찰관의 두 아들이다. 그중 큰 아들은 루스 슬레이터의 출소 소식을 듣자마자 동생에게 그녀에게 어떻게 복수할 수 있을지 분노를 표출한다. 그에 반해 남동생은 이미 지나간 일로 치부한다. 하지만 거듭된 형의 설득과 분노에 신분을 속이고 루스 슬레이터의 일터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루스 슬레이터가 그에게 '어차피 삶과 시간은 흘러간다'라는 말을 하자 그는 아무렇지 않듯 아버지의 죽음을 넘기는 그녀에게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그렇게 복수를 준비하고자 집으로 향한다. 운명의 장난일까. 집으로 들어선 동생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감지하고 침실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형과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한다. 루스 슬레이터에 대한 복수심과 형에 대한 배신감이 뒤엉킨 채 그는 루스 슬레이터의 여동생으로 오해한 입양 부모의 딸을 납치한다. 그리고 그곳으로 루스 슬레이터를 불러 복수의 끝을 맺으려 한다. 

 

형이란 인물은 참 답답하게 묘사된다. 복수를 하지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다. 그런 와중에 동생의 아내와 불륜 관계를 맺는다. 결국 남동생만 제일 불쌍한 존재가 되었다.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는 루스 슬레이터의 진실을 알았다면 남동생은 그녀에게 복수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인물은 형뿐이었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남는다. 

 

5. 경이로운 산드라 블록의 연기력

영화를 보면서 많은 여운과 생각에 잠기게 된다. 다소 우울하고 가라앉을 수 있는 내용이기에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산드라 블록의 연기력이 궁금하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버드 박스부터 유심히 보게 된 그녀의 연기력은 그녀에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로 처절하고 간절하며 몰입하게 만든다. 

 

퀭하게 풀린 눈동자, 모든 걸 잃고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가운데에서도 가끔식 드러나는 따뜻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이어서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한 산드라블록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기를 바라는 괜한 걱정을 하며 그녀의 연기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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